드러켄밀러가 포트폴리오 1위로 유지하는 회사, 나테라(Natera)의 실체

2026. 5. 27. 09:00투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아는 투자자들은 그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주시한다. 1981년 듀케인 캐피털을 설립해 단 한 해도 손실 없이 연평균 30% 수익률을 기록한 인물이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매도해 10억 달러를 번 것으로 유명한 그가 2022년 3분기부터 조용히 사들이기 시작한 종목이 있었다. 나테라(Natera, NTRA)였다. 그는 처음에 40만 주를 샀다. 이후 꾸준히 늘려 2024년 4분기 말 350만 주 이상을 보유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나테라 주가는 440% 올랐다. 지금 그는 일부 차익을 실현해 251만 주로 줄였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전체의 13.38%를 차지하는 최대 보유 종목으로 유지하고 있다. 왜 그는 이 회사를 내려놓지 않는가.

나테라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나테라는 2003년 텍사스에서 설립된 정밀 의학 회사다. 핵심 기술은 세포 유리 DNA, 즉 cfDNA 분석이다. cfDNA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이 회사의 가치가 보인다. 우리 몸의 세포는 매일 수십억 개씩 죽는다. 세포가 죽을 때 DNA 조각이 혈액으로 방출된다. 이것이 세포 유리 DNA다. 혈액 속에는 항상 이 DNA 조각들이 떠다닌다. 그리고 암세포도 똑같이 죽으면서 자신의 DNA를 혈액에 방출한다. 이것을 순환 종양 DNA, 즉 ctDNA라고 한다. 혈액 한 방울에 암의 흔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나테라는 이 원리를 세 가지 영역에서 사용한다. 첫 번째가 여성 건강이다. 파노라마라는 비침습적 산전 검사로 산모의 혈액에서 태아 DNA를 분석해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을 조기에 발견한다. 기존에는 양수 검사처럼 침습적 방법을 써야 했는데 혈액 검사만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두 번째가 종양학이다. 시그나테라라는 암 잔존 질환 검사로 암 치료 후 혈액에서 재발 신호를 영상 검사보다 수개월 앞서 포착한다. 세 번째가 장기 건강이다. 프로스페라라는 검사로 신장·심장 이식 후 혈액에서 기증자 DNA를 감지해 거부 반응을 조기에 경고한다.

 

왜 이게 혁명인가

나테라의 성장 엔진은 시그나테라다. 이 기술의 원리를 이해해야 투자 논리가 완성된다. 암이 재발했는지 확인하는 기존 방법은 CT와 MRI였다. 이 영상 검사들은 종양 크기가 약 1센티미터 이상 되어야 발견할 수 있다. 암세포가 수억에서 수십억 개 모여야 보이는 것이다. 재발이 일어나고 나서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야 확인되는 구조였다. 시그나테라는 이 타임라인을 앞당긴다. 그런데 여기서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혈액 안에서 ctDNA의 비율은 조기 암의 경우 전체 cfDNA의 0.01~0.1%에 불과하다. 혈액 1mL에 수만 개의 DNA 조각이 있는데 그중 암 DNA는 10~1,000개뿐이다.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 나테라의 해결책은 개인화였다.

 

일반 ctDNA 검사가 "서울에서 사람 찾기"라면 시그나테라는 "170cm, 왼쪽 귀에 점 있는 1985년생 남성을 서울에서 찾기"다. 개인화된 유전자 지문으로 탐색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극적으로 줄어들고 극소량도 포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CT·MRI가 재발을 발견하기 수개월 전에 혈액에서 신호가 잡힌다. 대장암 임상 데이터에서 치료 후 ctDNA 양성 환자의 재발률이 80~90%였고 음성 환자는 10~20%였다. 예측 정확도가 매우 높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집에서 하는 자가 진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에서 채혈 후 나테라 전문 실험실로 보내 약 10~14일 안에 분석 결과를 받는 구조다. 초심층 시퀀싱 장비는 수억에서 수십억 원이 들고 개인화 패널 설계와 AI 분석 인프라가 필요하다. 나테라의 기술 해자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폭발하는 성장 지표들

이 기술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채택되고 있는지를 숫자로 보면 이렇다. 2026년 초 기준 미국 전체 종양 전문의의 50% 이상이 최근 분기 내에 시그나테라 검사를 주문했다. 의사들이 이 검사를 일상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재무 성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5년 나테라 연간 매출은 2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9% 성장했다. 종양학 검사 건수가 51.6% 증가해 약 80만 건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에는 분기 최초로 100만 건 이상의 검사를 처리하며 매출 6억 9,6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8% 성장이다. 회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26.2~27.0억 달러에서 27.4~28.2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026년 5월 15일에는 FDA가 시그나테라를 근침윤성 방광암 동반 진단으로 승인했다. 적응증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나테라를 오랫동안 경계했던 이유가 있었다. 높은 현금 소진율이었다. 고성장 바이오텍 기업들은 수익이 나기 전에 자본을 소진해 주식을 추가 발행하는 희석 위험이 있다. 주주 가치가 희석되는 것이다. 그런데 2025년에 결정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나테라가 연간 1억 735만 달러 플러스 현금흐름을 달성한 것이다. 희석 위험이 구조적으로 해소됐다. 헤지펀드들이 나테라를 보는 시각이 이 시점부터 바뀌었다. 2026년 3월 31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0억 8,790만 달러다. 아직 순손실은 남아 있다. 2026년 1분기 순손실이 8,510만 달러였다. R&D와 판매·관리비가 매출 성장 속도를 따라가며 발생하는 구조다. 그러나 영업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것은 사업 자체의 현금 창출 능력이 확보됐다는 신호다.

 

드러켄밀러가 이 주식을 포트폴리오 1위로 유지하는 논리

드러켄밀러의 투자 논리는 시그나테라의 반복 매출 구조에 있다. 암 환자는 치료를 마친 후 수년간 재발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한 번 시그나테라 검사를 주문한 종양 전문의는 같은 환자에게 수 개월마다 반복적으로 검사를 주문한다. 소프트웨어 구독처럼 매출이 반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시그나테라가 임상 가이드라인에 공식 편입되는 순간 이 반복 매출의 규모가 폭발한다. 결장직장암 가이드라인에 들어가면 해당 진단을 받는 모든 환자가 표준 검사로 받게 된다. 유방암, 방광암, 폐암 등 적응증이 확대될수록 잠재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2022년 드러켄밀러가 처음 매수할 때 이 스토리는 가설이었다. 지금은 미국 종양 전문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현실이 됐다. 드러켄밀러가 NTRA 주식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440% 오르는 동안 들고 있었고 지금도 포트폴리오 1위를 유지하는 이유다.

 

이 모든 긍정적인 이야기와 함께 냉정하게 봐야 할 리스크들이 있다. 여전히 순손실 기업이다. 연구개발과 판매·관리 비용이 크다. 성장에는 돈이 필요하다. 보험 수가 문제가 중요한 변수다. 메디케어가 커버하지 않는 적응증이 여전히 많다. 보험사들이 수가를 삭감하거나 적용 범위를 좁히면 매출에 직접 영향이 간다. 경쟁자도 있다. 가던트헬스, 파운데이션메디슨 같은 경쟁 기업들이 비슷한 ctDNA 검사를 개발하고 있다. 대형 진단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 내부자 매도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3개월 내부자들이 5,440만 달러의 주식을 매도했다. 단기적인 주가 부담 요인이다. 2026년 연초 대비 주가가 약 15.74% 하락한 상태다. 고성장 바이오텍 특유의 극심한 변동성이 있다.

 

나테라는 "혈액 검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훨씬 정교한 기술이다. 환자 본인의 암 유전자 지문을 먼저 파악하고 그것만을 혈액에서 추적하는 개인화 방식이 핵심이고, 이 방식이 일반 ctDNA 검사와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경쟁 모방이 어려운 해자다. 드러켄밀러가 이 기술에 처음 베팅한 건 2022년이었다. 그때는 아직 가설이었다. 지금은 미국 종양 전문의 절반이 쓰는 현실이 됐다. 시그나테라가 더 많은 암종의 임상 가이드라인에 편입될수록 반복 매출의 규모가 커진다. 그것이 이 주식을 향한 드러켄밀러의 긴 확신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13F 공시, 기업 실적 발표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특정 주식에 대한 매수 또는 매도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 전 반드시 전문 투자 자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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