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1. 09:00ㆍ경제
2026년 2월 28일 토요일 밤,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있던 찰나에 들려온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 발발. 단순히 중동의 국지적 충돌인 줄 알았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시에 이란 본토를 타격했다는 소식에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코피스 6,000 돌파라는 축제를 단물을 빨고 있던 투자자로서 그 충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작전명 '에픽 퓨리'와 이스라엘의 '로어링 라이언' 작전이 전격 개시되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란 국민들을 향해 정권 장악을 촉구하는 메시지까지 던졌습니다. 단순히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중동의 판 자체를 새로 짜려는 거대한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현재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보복 공격까지 이어지며 중동 전역이 화염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왜 지금인가? 숨겨진 명분을 찾아서
미국이 내세운 공식적인 명분은 '핵 무장 차단'과 '테러 지원 근절'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투자자는 없겠죠. 제가 분석한 이면의 진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정권 교체의 승부수'입니다. 경제난으로 이란 내부 민심을 이용해 친서방 정권을 세우려는 전략이겠죠. 그다음으로는 '중국 견제'에 있습니다. 이란 석유의 최대 고객인 중국의 에너지줄을 쥐고 흔듦으로써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겠죠. 마지막으로 함께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에게 이란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의 정보력과 미국의 화력이 만난 건, 이번 기회에 중동의 암덩어리를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강력한 합의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당장 오늘의 시장, 특히 빅테크는 무사할까?
가장 걱정되는 건 바로 오늘부터 시작될 시장의 움직임입니다. 유가 급등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죠. AI 시대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전기료가 오르고, 이는 고스란히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가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수 있습니다. 성장주인 빅테크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죠.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전쟁 전에는 유가가 폭등하고 지수가 급락했지만, 막상 미군의 압도적인 무력이 증명되자 시장은 순식간에 V자 반등을 했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과도한 AI 인프라 투자비용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있어서 전쟁이 장기화되어 에너지 가격이 고착화된다면, 과거와 달리 반등까지 시간이 꽤 걸릴지도 모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당장 웃는 섹터와 우는 섹터는 어디일까요? 전쟁은 막대한 물자 소모와 자원 부족을 야기합니다. 공급망이 끊기는 곳에서 돈이 모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단기 수혜주는 방위산업 섹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미사일 소모와 동맹국들의 무기 체계 강화 수요가 폭발할 것입니다. 지정학적 갈등이 만연한 현재 국면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로 인해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리는 섹터가 될 수 있는 에너지 및 원자재 섹터입니다. 원유, 천연가스, 금, 구리 등 전쟁이 발발하면 늘 원자재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현대 전쟁으로 넘어오면서 또 다른 전쟁 수혜주로 떠오르는 사이버 보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전은 물리적 폭격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격이 병행되고, 최대한 자원 소모 없이 전쟁을 승리로 끝내기 위해 최고 지도자의 위치를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는 섹터는 항공 및 여행 섹터가 위축될 것입니다. 비용 상승과 환율의 급격한 변동 그리고 소비 위축이 발목을 가장 크게 잡는 섹터입니다. 유가상승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항공사들도 주가 방어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류 및 유통 섹터도 당연히 유가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상 운임 급등과 보험료 인상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빅테크와 성장주는 '금리'를 통해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전쟁발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하를 저지하고, 고성장 기업의 미래 가치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극적 타협' 뿐이다. 하지만..
만약 다음 주 초에 기적적으로 '극적 타협'의 소식이 들려온다면, 시장은 그야말로 '역대급 불꽃쇼'를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공포가 컸던 만큼 반등의 탄성도 어마어마할 테니까요. 전쟁 발발 직후 배럴당 10달러 이상 붙었던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70~8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다시 60달러로 내려오면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이는 곧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는 효과를 가져올 거고 "기름값 때문에 금리 못 내린다"던 연준의 입지도 좁아지며, 시장은 다시 '금리 인하'의 단꿈에 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으로 보자면 '극적 타결'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권 교체를 시켜서라도 유가 안정을 장기적으로 가지고 가고 싶은 걸지도 모르니깐요. 사실 이란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석유 자체가 아니라 '길목'에 있습니다.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1%(하루 약 2,000만 배럴)가 통과하는 단일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보복 수단으로 해협을 봉쇄하거나 기뢰를 설치할 경우,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1이 한꺼번에 묶이게 됩니다. 대체할 수 있는 송유관 용량은 전체 통과량의 20%도 되지 않습니다. 타격은 이란 내부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란이 미국의 우방국이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나 UAE의 정유 시설, 유조선을 보복 타격할 가능성이 때문입니다. 과거 이란은 "우리 석유가 못 나가면 누구의 석유도 나갈 수 없다"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실제 타격이 없더라도 중동을 지나는 유조선의 전쟁 위험 보험료가 수배로 뛰면, 실제 석유가 끊기지 않더라도 운송 비용 상승만으로 유가는 10~20달러가량 즉각 반응할 것입니다. 항상 시장은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꺼내가 힘든 카드이긴 합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할 경우, 가장 먼저 파산 위기에 처하는 것은 이란 정부 자산입니다.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95%가 호르무즈 해협 내에 있는 '하르그섬' 터미널을 통해 나갑니다. 해협을 닫는 순간 이란의 주 수입원인 오일머니는 '0'가 됩니다. 또 이란은 식량, 의약품 등 주요 생필품의 80% 이상을 해상 무역에 의존합니다. 봉쇄는 곧 자국민들의 극심한 물자 부족과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됩니다. 현재도 이란은 환율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협 폐쇄 시, 이란 정부 세입의 약 35% 이상이 즉각 사라질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런 막대한 손해를 알면서도 이란이 봉쇄 카드를 쓰는 것은 이것이 '공포의 균형'을 맞추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 해협을 닫는 것은 유일한 우방인 중국의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이기에 이란으로서도 최후까지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당연히 미국이 알고 있겠죠. 이란은 이 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이번 작전에 더 망설임 없이 나설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관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ETF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모든 투자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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